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10818000022점심시간 1만원 이하의 메뉴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요즘 3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장사하는 음식점들이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재료의 질이 떨어지거나 메뉴가 가볍다고 생각하면 오산. 삼계탕, 삼겹살,
자장면 등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음식들인 데다 맛도 있어 찾는 손님들의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충북 청주시 금천동의 ‘
아름다운 엄나무삼계탕’과 칼국숫집 ‘나누리장터’ 음식값은 삼계탕이 다른 가게의 절반 수준인 5000원, 칼국수는 2000원이다. 저렴한 음식값의 비결은 1년 계약으로 원재료를 납품받고 인건비를 많이 줄인 데 있다.
실내장식은 주인이 손수하고 손님이 스스로 밥값을 계산하고 반찬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서비스 제도’를 도입하는 식이다. 이 두 가게를 운영하는 정택일(51) 씨는 “삼계탕은 하루 500그릇을 판다. 그 돈으로 직원 5명에게 월급을 주고 동사무소의 독거노인 밑반찬 서비스에 매달 40만원씩 지원한다”며 “마음을 비우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인근 ‘수진식당’은 비빔밥과
계란말이, 나물 등 다섯가지 푸짐한 반찬을 단돈 2500원에 즐길 수 있다. 20년 가까이 영업 중인 주인 윤순옥(52) 씨는 “학생들이 밥 한 끼 잘 챙겨 먹고 다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싸게 판다”고 말했다. 국산 채소를 고집한다는 그는 “농산물직판장에서 직접 장을 보고
김치를 담가 재료비를 아낀다”며 “돈은 얼마 안 남지만 많은 학생이 식당을 찾는 덕에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구
우산동의 ‘매일팥죽’은 팥죽 한 대접을 1500원에 팔아 시장 상인들은 물론 장을 보다 허기를 달래려는 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는 ‘가격 허물기’의 중심지다. 이곳에서는 5개월 전쯤 한 그릇에 1500원인 양푼이국숫집이 들어선 뒤 박리다매형 가게들이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있다. 이 국숫집은 즉석에서 국수를 삶아 내는 데다 국물맛도 깔끔해 온종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해운대구 좌동 부산은행 주변에는 최근 3개월간 1인분에 2500~3000원인 대패
삼겹살집 3곳이 등장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한 대패삼결살집 주인은 “전에 같은 자리에서 삼겹살과
돼지고기 소금구이 가게를 했으나
물가상승의 압박을 받아 메뉴를 바꿨는데 손님들이 물밀듯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자장면 가격을 2년 전 4000원에서 2000원으로 내린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중국음식점 업주는 “주민들이 자장면이라도 부담없이 먹길 바라는 마음에서 값을 내렸다”며 “반값에 자장면을 팔기 시작한 이후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중구 화평동
냉면골목의 냉면가게들은 7년 전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재미를 보고 있다.
냉면 그릇의 지름이 26cm로 일반 냉면 그릇(지름 15cm)보다 크지만, 가격은 한 그릇에 4000원으로 저렴한 것이 화평동 냉면골목의 특징이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푸짐한 양에 한번 더 놀란다”면서 “냉면집 넉넉한 인심이 마음까지 훈훈해진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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