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방문자 : 
    12,740
  • 어제방문자 : 
    46,421
  • 전체방문자 : 
    18,142,612
검색

..아버지..

조회 수 1728 추천 수 0 2004.10.13 16:00:46
김혜영 *.242.245.134
민희야, 밥먹어야지~!"

오늘도 아빠의 잔소리는 시작이다.

꼭 엄마없는 티를 저렇게 내고 싶을까?

정말 쪽팔려서 같이 못 살겠다... 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집에 오면, 항상 앞치마를 매고 있는 아빠 모습이

정말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내 엄마는 내가 3살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얼굴하나 기억못한다. 난... 그리고 쭉 아빠와 살아왔다.

난 아빠가 싫다.

언제나 잔소리만 하고 눈 한쪽 시력만 잃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런 아빠가 너무 지긋지긋하다.

여건만 된다면 나 혼자 살고 싶다.

우리집은 무척이나 가난하기 때문에,

난 그 가난을 만든 아빠... 그래서 아빠가 더 싫은가 보다.

방도 하나라서, 내가 방을 쓰고 아빠는 거실에서 주무시고, 생활하신다.

20평도 안되는 우리 집...

난 너무 챙피하다. 아빠도 너무 챙피하다.

어느날 부턴가, 아빠께서 자꾸 속이 쓰리신다고 하신다.

난 그럴때는, 그냥 모른채 해왔다...

3년뒤...

그날도, 어김없이 아빠와 아침부터 티격태격이었다.

아니, 나 혼자 일방적으로 화내고, 아빠께 함부로 대했다.

그래놓고, 나 혼자 화내면서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런데, 그 날.. 학교에 전화가 왔다.

아빠가 병원에 계신다고...

난 병원으로 갔다.

놀라서 뛰어가는 것도 아닌, 그냥보통 걸음으로 천천히..

느릿느릿.. 그렇게 병원으로 향했다.

귀찮게만느껴졌다.

아빠가 병원다니시는건 많이 봐온 일이니까. 항상, 몸살에 감기에... 맨날 병원신세만 지셨다.

한, 3~4년이란 시간들을...

난 간호사에게 아빠이름을 대고, 입원실을 물어보는 순간,

간호사의 말에너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돌아가셨다니... 그리고 뒤를 이으며 말씀하셨다.

"민희가 누구에요? 자꾸 민희이름만 부르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참 안타까웠죠."

"민희요? 저에요, 저~! 바로 저라구요!!!! 저여!! 라고, 아빠한테 말씀좀 해주세요"

난 너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어느새 내 얼굴은 눈물로 엉망이 되 있었다. 하지만 소용 없는 일이었다.

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을 새면서 아빠 유품 정리에 바빴다.

거실.. 아빠 옷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노트... 3년정도 전 부터 쓰여진 걸로 보였다.

그렇게 해서, 공책 8권..

"민희야, 오늘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암이랜다. 암... 괜찮겠지? 민희야... 아빠 괜찮겠지? 아빠 낫고 싶어..

아빠 너와 함께 이렇게 한 집에서 살고 싶어 민희랑..."

"민희야, 오늘 병원에 갔었거든?

그런데 빨리 수술을 해야한데... 수술비도 어마어마 한다고 한다...

민희는 고등학교 사립으로 가는게 소원이지? 공부도 잘 하니까, 우리 민희는...

하지만 아빠가 수술하면 그 꿈도 무너지겠지.

우리 민희의 소중한 꿈이...

아빤, 그냥... 수술하지 않기로했어.

조금의 아픔은 있겠지.. 하지만.. 아빤 민희곁을 떠나지 않아..."

"민희야, 아빤, 널 정말 사랑했어...

아빠 통증이 너무 심해져가고 있는것 같아.. 너무 아파, 민희야.

하지만 우리 민희를 보며 견뎌내야지.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딸 민희를 위해서 말이야.

민희야 넌 아프지 말어라...

그리고 그동안 이 못난 아빠...

그것도 아빠라고 생각해 주면서 잘 따라줘서 고맙다, 미안해, 아빠가...

"민희야, 아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는것 같아.. 민희 아침밥 항상 안챙겨 먹지?

아빠 없어도 아침밥은 먹어야해. 그래야 하루가 든든하지. 그리고 도시락...

민희가 조금만 일찍 일어나자! 그래서 꼭 챙겨 가지고 가라. 응?

또, 밤엔 집 문 걸어잠구고 자구 너 혼자 이 넓기만한 세상에 두고 가야해.

아빠... 너무 미안해...

민희야, 못난 아빠를 용서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냥... 행복해라, 민희야..

"아빠, 청바지 주머니 뒤져보며는, 봉투가 있을거야.

거기에 너 고등학교 3년동안 다닐 수 있는 진학서 끊어놨구

또 대학교도 이 돈들로 충분히 니가 원하는 대학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얼마 되진 않지만... 아빠가 그래도 하느라구 해서 모은거니까

그냥 받아줬으면 좋겠다.... 아빤 민희 지켜볼거야... 사랑한다, 민희야!"

나만 위해주고, 나만 지켜보고...

그러시던 아빠인데... 내가 너무너무 못되 게 굴어도

너무너무밉게 굴어도 다 받아주시고, 웃기만 하시던 그런 아빠인데...

이젠, 어떻게... 나 이제 어떻게해.

아빠가 숨쉬지 않는 이 세상... 나에게도 의미가 없어.

"아빠, 그곳에서 지금 행복하시죠?

그곳에서는 병원 다니세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세요...

그곳에서는 나같은 딸, 짐승보다 못한 나같은 딸,

잊어버리세요.. 그리고편히, 행복하게 쉬세요...

사랑해요..

아니 이말도 아빠에겐 너무 부족한 말이죠...

나 웃으 면서 살거에요.

나도 행복할거에요... 근데..

아빠... 나 자꾸 눈물이 흘러요... 나도 자꾸 아파와요...

나 너무 무섭고 두렵기까지 하는데... 어떻게 해야해요?

전처럼..

웃으면서 그렇게 내 옆에서 있어줄 수는 없는 거예요?

정말 그런거에요? 나 웃을수가 없단 말이야...

나 갈때까지, 기다려요 아빠...내가 가면, 더 좋은 딸 될게요...

착한 딸 될게요...

내가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고 사랑했던 우리 아빠...

꼭 기다리세요, 아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필독 ▶ 젊은이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가치관 ◀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9-05-23 47238
공지 요즘 애들은 너무 풍족해서 사랑이뭔지도 모르고 말 만하면 사랑 타령이죠..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8-09-10 47403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3 엘리트전산학원 2009-03-27 46323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2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9-03-06 46996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 엘리트전산학원 2008-10-29 46488
53 아버지... [레벨:20]id: MainMain 2011-04-22 2479
52 전자레인지를 사용의 위험성 [레벨:20]id: MainMain 2011-04-24 2604
51 故 노무현대통령 2주기 file [레벨:20]id: MainMain 2011-04-25 2382
50 [단독] 漢字는 원래 동이족 문자였다는데… [레벨:20]id: MainMain 2011-04-27 2508
49 간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켜라! file [1] [레벨:20]id: MainMain 2011-05-01 2455
48 랩퍼 제리케이 [레벨:20]id: MainMain 2011-05-26 2695
47 MB 자전거 타던날..남편은 콘크리트속에서.. [레벨:20]id: MainMain 2011-05-31 2587
46 과일이 '보약' 되는 12가지 방법 [레벨:20]id: MainMain 2011-06-15 2769
45 2008년 10월 26일 시사매거진 2580 방송에 나온 이종용 아저씨 이야기입니다. [레벨:9]정재우 2011-06-17 3015
44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글자 file [레벨:9]정재우 2011-06-17 2462
43 수박에 소금을 뿌리면 단맛이 더 강하다? [레벨:20]id: MainMain 2011-06-24 2835
42 생각하게 하는것들 [레벨:20]id: MainMain 2011-06-28 2529
41 이런 사람들이 함께하는 세상이 되어야 .. [레벨:20]id: MainMain 2011-06-30 2811
40 친구여.. [1] [레벨:10]김태영 2011-06-30 3215
39 니 엄마는 안되고 내 엄마는 된다 ? [레벨:20]id: MainMain 2011-07-07 2975
38 대다수가 가난한 이유.. [레벨:20]id: MainMain 2011-07-13 3047
37 컴퓨터활용능력 1급 상시실기 일정 file [레벨:10]하수진 2011-08-04 2739
36 3X8=23 [레벨:20]id: MainMain 2011-08-09 2821
35 싸리나무의 효능효과.. [레벨:20]id: MainMain 2011-08-23 3808
34 개념여... file [레벨:20]id: MainMain 2011-08-29 287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