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방문자 : 
    124,715
  • 어제방문자 : 
    37,519
  • 전체방문자 : 
    18,361,740
검색

제목 국민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게시자 고교교사 등록일 2004-11-22

◎ 내 용 ◎

국민 여러분

결국 오고야 말았습니다. 혹시나 하면서도 설마 했던 일이 결국 대명천지에 드러났습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으로 순수한 이상과 원대한 꿈을 꾸면서, 진실을 추구하고 진리를 탐구하면서 미래의 이 나라를 이끌고 갈 동량지재들이 범죄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제자들이,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 민족의 미래들이 오늘 뉴스화면을 시커멓게 장식하면서, 얼굴을 가리운 채 호송차에 타고 있었습니다. 이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차마 얼굴을 들고 뉴스 화면을 볼 수 없었습니다. 감히 제가 교탁 위에서 아이들을 향하여 무엇을 가르친단 말씀입니까? 저는 입만 열면 경쟁을 외치고, 손만 들면 점수를 잘 받는 법을 칠판에 썼습니다.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도 ''괜찮아''를 반복하며,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주절거림으로 아이들을 몰아왔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실론을 내세우며, 또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핑계로, 참으로 열심히 점수 따기 교육을 해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감히 누구에게 이 죄값을 돌리겠습니까?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양심을 가르치지 못하고, 진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잘못을 잘못이라 가르치지 못했던 이 형편없는 선생놈의 잘못입니다. 제도를 탓하지 않습니다. 시대를 탓하지 않습니다. 모두 사람의 잘못입니다. 사람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 간판이 들어서 있고, 인격이 바로 서야 할 자리에 외모가 들어서 있고, 용기와 양심이 들어서야 할 자리에 특권과 물질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가를 따지지 못하고, 그 사람이 어떤 대학을 나왔느냐를 따졌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잘못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돌을 던지지 마십시오.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에게도 돌을 던지지 마십시오. 그 아이들의 학교에도 돌을 던지지 마십시오. 모두 이 못난 선생에게 던지십시오. 피 토하는 심정으로 무릎 꿇어 사죄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우리 나라 교육부가 이래서 정말 미안합니다.

누구 하나 통탄하며 국민에게 사죄하는 마음 없이 제도 개선이니 방지 대책이니 떠들고 있습니다. 3년 응시제한이라니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우리가 못난 관계로 인하여 정말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정부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 전교조니 교총이니 하는 교육단체들이 아래서 정말 미안합니다. 이권을 위해서, 자기들의 특권 사수를 위해서, 철밥통을 위해서, 휴가 하루 더 얻기 위해서, 정년단축 철회를 위해서,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서, 월급 올려받고 성과급 나눠 먹기 위해서, 그리도 똘똘 뭉쳐 붉은 띠 휘두르던 그들이,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누가 더 양심적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선언문 문구를 다듬고 있답니까?

당장 광장으로 달려나와 무릎꿇고 사죄하지 않는한 그러한 모든 단체 역시 사이비입니다. 사이비 교육자들입니다.

국민 여러분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교사인 저의 잘못입니다. 분노하시고 질책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정말 잘 가르치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봐 주십시오. 교사들의 대오각성만이, 그리고 그들을 믿는 국민 여러분만이 이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습니다.

준엄한 판단으로 이 사태를 바라보시고 냉철한 판단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정말 우리 교육을 완전히 해체하여 새로운 틀을 짤 때라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부모님 곁을 떠나 차디찬 세상의 창안에 갇혀 울고 있을 저 아이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잘못했습니다.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필독 ▶ 젊은이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가치관 ◀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9-05-23 47837
공지 요즘 애들은 너무 풍족해서 사랑이뭔지도 모르고 말 만하면 사랑 타령이죠..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8-09-10 48006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3 엘리트전산학원 2009-03-27 46942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2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9-03-06 47639
공지 감성적인 이야기 하나 소개 합니다 엘리트전산학원 2008-10-29 47153
433 경시대회과정입니다. 아엠포유 2002-12-24 2210
432 우리의 국군.. 진정한 국민의 방패이지 나라의 버팀목입니다. file 엘리트전산학원 2003-02-18 1844
431 디게 오랜만이네여... 배희선 2003-03-25 1914
430 이라크 ' 파병해도 한국은 친구' 그네 2003-04-25 1733
429 원숭이의 어리석음... 엘리트전산학원 2003-05-06 1953
428 3초 와 30초의 여유 엘리트전산학원 2003-05-06 1971
427 인터넷 비즈니스 & IT기획과 세계사이버대 2003-07-12 2072
426 하늘로보낸 "충성" 바람 2003-08-02 1689
425 독도와 대마도를 우리나라땅으로 일본이 인정하나보오...(펌) file 바람 2003-08-02 1849
424 ★ 자미두수는 별자리 운세입니다! 그 정확도는? 자미 2003-08-03 2012
423 에z 이거 다시 생긴거래여~? [4] 김정임 2003-08-09 1849
422 사랑하는사람이 생깁니다 견우 2003-08-20 1904
421 ☆☆☆경축~ ㅎㅎㅎ☆☆☆ [2] smilepower 2003-09-15 2301
420 우와~~ 바뀌었다~~ [1] 그네^^ 2003-09-16 1945
419 BMW X5 꿈의 자동차 동영상... 엘리트전산학원 2003-09-22 2084
418 음반협, 개인 청취용 음악CD 제작 기술적 금지 엘리트전산학원 2003-09-23 2038
417 음반사-온라인음악업체, 합법서비스에 합의 엘리트전산학원 2003-09-23 1886
416 수출 PC 생산기반 무너진다...삼성전자까지 해외 이전 엘리트전산학원 2003-09-23 2100
415 전원나가도 입력정보 그대로…차세대 자성반도체 개발 엘리트전산학원 2003-09-23 2000
414 건강하신지요... [1] kitomato 2003-10-07 1619
top